선 테일러
이태원 헤리티지 맨션 묻고
선 테일러 이생로 대표 답함
선 테일러
100% 수제 비접착 맞춤정장 전문점으로 명품맞춤정장 장인의 손길을 합리적인 단가에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지역에서 40년 넘게 영업해 오셨습니다. 선테일러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성장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동두천 미군 부대에서 신문 배달하며 공부한 덕분에 자연히 영어 실력을 갖출 수 있었는데요. 이후 군 생활을 마친 뒤 어학 능력을 살려 미군 부대에서 통역 업무를 하게 됐죠. 그러다 군부대 밖에서 사회 활동을 해야 성공할 수 있겠다 싶어 호텔 근무를 시작했는데, 그때 일종의 서비스 정신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 손님분들을 응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한 사업이 바로 선테일러였습니다.

원래는 영어 선생님을 꿈꾸셨다고요?

맞습니다. 4남 2녀 중 장남으로서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책임감 같은 게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학구열이 제법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양복점 사업을 하면서도 나중에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했고요. 귀국해서는 선테일러의 운영을 동생에게 잠시 맡기고 저는 호텔업에 계속 종사해서 상당히 젊은 나이에 총지배인까지 맡게 되었죠. 오랜 기간의 호텔 경험 덕분에 지금은 8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데 양복점을 운영하는 데 아주 좋은 자산이 되어주었습니다.

이태원에 양복점을 내신 것 역시 아무래도 그런 어학 능력의 영향이 컸을까요?

물론이죠. 이태원은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데, 아무래도 어학 능력이 있다는 건 무기를 갖추고 있는 것과 같으니까요. 그리고 양복점은 제가 종사하던 호텔업과도 서로 공유하는 일종의 속성이 있습니다. 손님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응대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는 부분이죠. 이를테면 독일 손님이 오셨을 때 대표가 바로 독일어로 인사를 건넨다면 얼마나 반갑겠어요. 그래서 외국인 단골 고객도 많은 편입니다.

원래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좋아했죠. 고등학교 다닐 때 저는 교복도 양복점에 가서 맞춰 입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패션에 단순히 관심이 있는 것과 양복점을 운영하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본업이었던 호텔 분야에서는 제가 석사, 박사였지만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건 잘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이제는 40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보니 도사가 됐습니다. 누구든 매장을 방문하시면 곁눈질만 해도 단번에 사이즈를 알 수 있어요.

원래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좋아했죠. 고등학교 다닐 때 저는 교복도 양복점에 가서 맞춰 입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패션에 단순히 관심이 있는 것과 양복점을 운영하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본업이었던 호텔 분야에서는 제가 석사, 박사였지만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건 잘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이제는 40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보니 도사가 됐습니다. 누구든 매장을 방문하시면 곁눈질만 해도 단번에 사이즈를 알 수 있어요.

이런 맞춤 정장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양복점에는 주로 어떤 손님들께서 방문하시나요?

대개는 기업의 CEO나 고위 공직에 종사하는 분들, 법조인 분들이 많이 방문하시는 편이에요. 다른 게 아니라 아무래도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하는 공적인 자리에 참석하는 빈도가 높은 분들일수록 몸에 잘 맞으면서 멋과 품위를 갖춘 맞춤복이 필요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결혼 예복을 맞춤 정장으로 마련하려는 분들이나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교관, 공사관, 주재원분들도 종종 방문하시는 편입니다.

업무 복장 자율화 등으로 인해 정장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정장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분명 존재할 것 같은데요.

이게 얼마나 재밌냐면요. 다소 누추하게 왔다가도 제작한 양복을 갈아입고 멋있게 꾸미면 나갈 때는 신사가 되거든요. 걷는 자세, 서 있는 자세부터가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그만큼 입는 옷 자체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데, 양복 맞춤 정장은 입는 것만으로도 격식과 품위를 만들어 준다는 매력이 있죠. 그리고 양복점을 하다 보면 손님들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새 옷을 입었을 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하고, 저 역시 매 순간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오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실까요?

해외 각국에서 귀빈들이 방문해 정장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외교부에서 으레 저를 소개해 주거든요. 왜냐면 의사소통이 자유롭다는 점도 있겠지만, 호텔 총지배인까지 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접객 매너나 그런 여러 가지 부분을 따라올 수가 없거든요. 그 덕분에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등 많은 귀빈들의 옷을 맞춰드릴 수 있었어요. 양복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뿌듯하기도 하고, 자부심도 느껴지는 그런 추억들이죠. 그래서 우리 양복점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자부심이 대단해요. 그런 자부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 역시 항상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손님을 대하고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태원을 오랜 기간 지켜보신 입장에서 앞으로의 이태원 지역의 문화가 이러한 모습으로 나아가길 희망하시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역이 공생하는 방향에 대해서 지역 유지나 건물주들이 건설적으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양보의 미덕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싶어요. 코로나가 2년 동안 이어졌고, 주한 미군은 철수했죠. 이태원 상권 영업이 예전 같을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상인들은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일을 붙들고 있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대료를 낮춰주고 함께 잘살아 보자는 인간미가 있어야 할 텐데 오히려 임대료를 올리는 건물도 있더군요. 그래서는 안 돼요. 너나 할 것 없이 이태원을 함께 부흥시키고 만들어 나간다는 자세로 합심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